국내사업 펜싱 아이리더 손하진 선수와 펜싱 전(前) 국가대표 김준호 선수 인터뷰 현장

2024.12.103,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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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호 선수님을 만나서 너무 영광이었습니다. 저도 힘들어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서 꼭 멋진 선수가 되겠습니다. 메달 따서 다시 뵐 수 있길 바랍니다.” - 손하진 선수

 

초록우산 아이리더 손하진 선수(왼쪽) 펜싱 전(前) 국가대표 김준호 선수(오른쪽)

 

지난 11월 초록우산의 아이리더이자 한국 펜싱의 미래를 이끌어갈 손하진(18) 선수가 롤 모델인 전(前) 펜싱 국가대표 김준호 선수를 만났습니다. 김준호 선수는 얼마 전 국가대표를 은퇴하고 소속 팀인 화성시청에서 최연소 플레잉코치 자격을 얻어 지도자가 되었는데요. 2023년 최종 목표로 두었던 펜싱 청소년대표로 선발되고 많은 대학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있는 손하진 선수를 만나, 앞으로 펜싱 인생의 지평을 넓힐 수 있도록 격려의 말을 전해주었습니다.  


하진: 요즘 녹색 검색창에 펜싱을 치면, 김준호 선수님이 연관검색어 최상단에 뜨고 있어요. 그만큼 한국에 펜싱이라는 매력적인 스포츠를 알리는 데 기여하셨는데요. 선수님은 펜싱의 어떤 매력에 빠져서 시작하셨나요?  


준호: 처음 펜싱을 시작하게 된 것은 초등학교 시절인데요. 제가 축구를 하는 모습이 펜싱과 잘 어울린다는 아버지 지인분의 권유로 펜싱 경기장에 가서 경기를 보았는데, 바로 매료되어 5학년 때부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펜싱부가 있는 학교로 전학을 갔고 사브르를 시작했습니다. 펜싱은 무엇보다 스피드가 필수이고 상대 선수에 따른 전략도 중요한데요. 경기를 하면서 이 타이밍에 이 전술을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떠오르자마자 반사적으로 적용해 성공하고 나면 매우 짜릿합니다. 즉 틈을 놓치지 않고 파고드는 것, 승부의 순간순간의 긴장감 등이 매력입니다.  


하진: 얼마 전 체육 분야 최고의 영예인 체육훈장 ‘청룡장’을 받으셨는데요.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준호: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고 메달을 받을 때도 기뻤지만, 훈장을 받을 때 그동안의 노력을 인정받는 느낌이었습니다. 앞으로 지도자로서 후배 선수들을 양성하고 이를 통해 후배들에게도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하진: 펜싱 선수로서 성장하는데 좋은 자질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준호: 신체적으로는 키가 크고, 팔다리가 길고, 스피드가 좋으면 유리합니다. 상대방을 깊숙이 찌르는 동작이 많다 보니 팔과 다리 길이가 중요할 수밖에 없죠. 세계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는 펜싱 선수들 중에 키가 190cm 이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리더 손하진 선수가 195cm라니, 제가 우리나라에서 만난 펜싱선수 중에 가장 큰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인드컨트롤을 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피스트(piste)에서 마스크를 벗고 경기가 끝나기 전까지는 흥분하지 않고 평정심을 잃지 않는 것이 좋은 결과를 낳기 때문이죠. 저도 어릴 때는 성격이 불같고 승부욕이 심해서 컨트롤을 하는 것이 힘들었지만 심리상담 등을 받으며 도움이 되었고, 그 이후 더 좋은 경기 성과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하진: 국가대표로 선발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어떤 느낌과 생각이 들었나요? 


준호: 대학교 2학년 때까지 국가대표가 되지 않으면 펜싱을 그만두려고 했어요. 그런 각오로 최선을 다해 훈련에 임했는데, 2014년 12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2위에 오르며 태극마크를 달게 되었습니다. 2015년 이탈리아 파도바 월드컵에서 처음 국가대표 김준호의 이름을 알린 뒤 펜싱 국가대표 생활을 해왔고요. 국가대표로 선발이 되었을 때는 오히려 덤덤해졌던 것 같습니다. 다시 준비를 해야 한다는 마음을 가졌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경기에 임할 때는 어떻게든 메달을 따서 스스로를 증명하겠다고 각오했습니다.  


하진: 지금까지 대한민국 펜싱 국가대표로 활약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다면요?

 

준호: 셀 수 없이 많은 경기를 했고, 국가대표가 된 이후 세계선수권 4연패라는 기록도 달성해 봤고, 올림픽 금메달도 획득하며 대한민국 사상 네 번째 그랜드슬램을 이뤘는데요. 수많은 경기를 치렀지만 처음으로 국가대표가 됐던 선발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펜싱을 계속 할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기로에 서 있던 시기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하진: 슬럼프가 왔을 때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준호: 장비, 즉 칼을 아예 다시 맞추거나 ‘마르셰’와 ‘롱프르’, ‘팡트’ 등 기본기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새로운 동작이나 훈련을 시도하는 것보다 훨씬 빨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더라고요. 그리고 심리상담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단순함’이라는 말을 좋아하는데요. 두세 가지 동작을 연습하기보다, 심플하게 생각하고 동작이 반사적으로 나오도록 한 동작을 꾸준히 연습하며 극복하는 편입니다.


하진: 부상이 있을 땐 어떻게 대처하셨나요?  

 

준호: 저는 부상이 많은 편이었어요. 고등학교 2학년 때는 치명적인 무릎 부상을 입고 경기를 1년 쉬게 되었는데요. 그럴 때일수록 마인드컨트롤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쳤습니다. 나쁜 생각을 빨리 떨쳐내고, 영상을 보면서 보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재활훈련을 하면서 다친 무릎 이외 부위의 운동을 더 해나가는 거죠. 그렇게 1년을 쉬고 나니 오히려 스피드가 더 빨라졌습니다. 

 

하진: 시합 전 선수님만의 루틴이 있나요?

 

준호: 공복 상태를 유지합니다. 물 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아요. 평소에도 다른 선수들이 “김준호는 물도 짜다고 한다”고 말할 정도로 싱겁게 먹고, 시합 일주일 전부터는 오후 7시 이후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 등 식단을 관리하는 편입니다. 물론 어떤 선수는 경기 직전까지 엄청나게 먹기도 합니다. 그러니 저마다 본인에게 맞는 최적의 상태를 찾는 것이 필요하죠. 그래야 중요한 순간 심리적으로도 편안한 상태가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진: 평소 어떻게 운동하고 체력을 관리하시나요?

 

준호: 국가대표 시절에는 하루 다섯 타임 훈련을 하는 등 운동량이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주말에 외박 승인이 되는 날에도 나가지 않고 숙소에서 보강 운동과 훈련을 했어요. 이렇게 훈련량이 많아도 될까 말까이니까요. 이 정도로 준비를 했다는 자체가 마인드컨트롤을 할 수 있게 하는 데에도 영향을 줍니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 훈련을 한 사람이라면 국가대표가 되지 않더라도, 경로를 바꿔 어떤 분야를 가더라도 또 다르게 잘 풀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진: 지도자가 되셨는데, 앞으로 가장 기대되는 역할이 있다면요?  

 

준호: 펜싱 국가대표로 활동하면서 지도자로서의 꿈을 항상 가지고 있었는데요. 가정이 생기고 어느덧 두 아이의 아빠가 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제2의 인생’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원래 도쿄 올림픽이 끝나고,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은퇴하려고 했는데 아시안게임 개최가 1년 미뤄지면서 국가대표 생활을 1년 더 하게 되었습니다. 오래전부터 계획했던 일이라 시기를 놓치고 싶지 않아 은퇴를 결심하게 됐고, 화성시청의 플레잉코치 자격을 얻어 이제 화성시청 소속 선수로서 시합을 뛰는 동시에 지도자의 길을 걸으며 그간 도전해 보고 싶었던 것들을 하나씩 시작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보다 먼저 은퇴한 친동생과 함께하는 펜싱 아카데미에서도 후배들을 잘 지도해 훌륭한 선수들을 육성하고자 합니다. 

 

하진: 초록우산은 아이를 웃고 꿈꾸게 하는 분들을 ‘초능력자=초록빛 능력자’라고 부르는데요. 선수님께서는 펜싱 지도자로서 어떤 ‘초능력’을 보여주실 예정인지요?  

 

준호: 제가 아는 선에서 최대한 지도해 주는 것은 기본, 무엇보다 신뢰를 줄 수 있는 지도자가 되고 싶습니다. 엊그제 한국체육대학교 대학원의 스포츠 심리학과 면접을 봤습니다. 선수들이 어릴 때부터 마인드컨트롤을 하면 정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정신적 지주’로서의 초능력을 발휘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하진: 펜싱과 더불어 체육 분야 아이리더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마디 전해주세요.

 

준호: 올림픽을 꿈의 무대라고 생각하고 출전을 꿈꾸는 선수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꼭 밟아야 하는 시합이 많아요. 그 과정을 소홀히 하면 힘든 날이 왔을 때 버티는 힘이 부족할 수 있어요. 올림픽이라는 꿈의 무대에 가기 위해서는 당장 오늘 있을 경기부터 하나하나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가 도움이 될진 모르겠지만, 언제든 기술적이거나 정신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편하게 찾아왔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아는 선에서는 최대한 지도해 주고 싶고, 우리나라 펜싱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항상 힘닿는 데까지 돕고 싶습니다. 그리고 다치지 말고 항상 건강히 운동해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꼭 이루시길 바라겠습니다.

 

하진: 김준호 선수님을 만나서 정말 영광이었습니다. 김준호 선수님만의 운동 루틴이나 스타일, 그리고 관리 방법을 너무 자세하게 잘 알려주셔서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부상이 있을 때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신 게 정말 대단하십니다. 저도 힘들어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서 꼭 멋진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메달 따서 다시 뵐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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